죽기전에 가보고 싶은 곳, 러시아의 툴라, 톨스토이가 잠들어 있는 곳


러시아의 툴라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타고 남쪽으로 2시간 쯤 달리면, 툴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툴라에는 톨스토이의 영지가 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톨스토이의 흔적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거대한 영지 입구로 들어서면 고요한 호수가 먼저 여행자를 반깁니다.
호수에서 톨스토이의 집까지는 자작나무 길이 이어집니다. 추위가 같은 것은 두렵지 않다는듯 위엄있게 늘어선 자작나무길. 톨스토이의 영지를 지키는 근위병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얀외벽이 담쟁이로 뒤덥힌 톨스토이의 집에는 전쟁과 평화를 집필한 방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전섹에서 성지순례를 하듯 톨스토이 집을 찾아오는 것은 이집이 위대한 작품을 집필한 공간만이 아니라 모두의 집이 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톨스토이는 학교로 삼아 소작농의 아이들을 가르쳤고, 2만 2천권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으로 개방하기도 했습니다. 집내부는 생각보다 소박하고 가구들도 화려하지 않아서 무소유를 추구한 톨스토의 정신이 그의 집 곳곳에 스며든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톨스토이의 영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톨스토이의 무덤입니다.
그의 집에서 500미터 떨어져 있는 구석진곳. 톨스토이는 잠들어 있습니다. 묘비도 없는 직사각형의 무덤에는 아무렇게나 자라난 풀잎들이 있고 커다란 참나무 아홉그루가 서 있습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수 있을 정도로 소박한 무덤.

톨스토이는 이 구석진 자리에 묻히기를 원했던 이유는 어린시절 부터 이곳에 세상을 구원하는 초록색 지팡이가 묻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죽지 않게 하고, 전쟁도 질병으로 부터 사람들을 구한다는 초록색 지팡이가 묻혀있다는 곳에서 잠든 톨스토이. 그는 그 초록색 지팡이를 찾았을까요?

여행자의 눈에는 어쩌면 풀과 이끼로 뒤덮힌 톨스토이의 무덤이 그 초록색 지팡이처럼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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