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코사의 두오모 광장에서 영화 '말레나'가 생각난다.


쥬세페 토르나토레의 영화 '말레나'를 보면 말레나가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광장을 걷는 장면이 보입니다.


 아스파트도 아니고 흙길도 아니고 대리석이 깔린 어느 거실 같은 그 광장. 이탈리라 시칠리아섬 동남쪽에 자리잡은 도시. 시라코사의 두오모 광장입니다.

이탈리아에 수없이 많은 두오모와 광장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 직접가서 보면 정말 이광장은 특별하다고 금방 인정하게 되는 곳입니다.

두오모에는 시라쿠사의 곱절 많은 역사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스의 영토로 로마의 속주로 노르만족을 비롯한 수많은 외세에 시달린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시라쿠사 대성당. 그리스인들이 만들어놓은 아테네 신전의 천정과 기둥을 살려 건축되었습니다. 성당외부에 아테네 신전의 일부분이 보이기도 합니다.

화려한 장신을 자제한 성당내부와 17세기말 대지진에 무너진 부분을 다시 재건한 성당외부의 바로 그양식은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공존 하고 있습니다.

시라쿠사 두오모 광장에는 노천카페가 줄 지어 있습니다. 날이 저물고 가로등이 켜지고 노천카페에 탁자위에 촛불이 켜지면 두오모 광장은 한낮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일렁입니다. 이 광장이 마치 세상에서 가장 큰 거실이 된것 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영화속에 두오모 광장은 시대적 배경 때문 이긴 하겠지만 말레나를 향한 폭력적인 시선과 편견이 쏟아지는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말레라는 이길을 두려움을 걷다가 이를 악물고 걷다가 마침내 타인의 시선을 초월한 무심한 상태로 걸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만나는 두오모 광장은 따뜻하고 평화롭습니다. 물론 여행자이기 때문에 그런 감상에 빠졌을수 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두오모광장 어디가에서 말레나가 또각또각 걷어올것 같은 저녁.
언젠가 세상에서 마음을 다치는 날이 오면 시라쿠사의 이 두오모 광장이 떠오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상처입은 나에게 시라쿠사의 의자를 내주고 촛불과 차한잔 가져다 주면 어지간한 상처는 금방 아물수 있을것 같고 말레나 처럼 삶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댓글 쓰기

0 댓글